기후위기 대응 서울시 ‘그린 뉴딜’ 정책 방향과 추진 전략
한국·미국 등 많은 국가, 탄소중립 목표로 ‘그린 뉴딜’ 정책 추진 활발
생태적 한계점에 다다른 기후변화 문제와 저성장, 양극화, 그리고 코로나19 경기침체에 대한 대응으로 최근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그린 뉴딜’ 정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9년 민주당 하원의원인 오카시오 코르테즈와 에드 마키 상원의원이 연방정부의 그린 뉴딜 추진을 촉구하는 하원 결의안을 발의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후 그린 뉴딜은 2019년 미국 민주당 주요 대선 후보의 핵심적인 공약이 되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파리협약에 재가입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유럽 연합은 지난 2019년 12월, 기후변화 및 환경위기 극복과 함께 새로 운 성장전략으로 탄소배출 중립을 목표로 하는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선언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 들어 그린 뉴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서울시를 비롯한 많은 지방정부에서 ‘그린 뉴딜’ 계획이 수립되었고, 정부 역시 ‘한국판 그린딜’의 한 축으로 그린 뉴딜을 발표하였다.
그린 뉴딜, 새로운 녹색경제체제로 전환하려면 방향·원칙 명확히 할 필요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8년 8월 신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Low Carbon, Green Growth)’ 비전을 제시하였다. 녹색성장은 그동안 양적 성장 위주였던 경제사회 발전 패러다임을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로 기후변화, 에너지 정책을 경제성장 전략으로 흡수해 국가발전 의제로 주류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 구축, 녹색경제 및 녹색산업 생태계 조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녹색뉴딜’ 사업은 4대강 살리기와 같은 대규모 토목사업 중심으로 추진되어 녹색 산업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기술과 산업 측면이 강조된 결과 실질적인 저탄소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데는 미흡했다. 또한 정책 실행이 대부분 하향식으로 진행되어 자치단체의 주도적 역할이 미흡하였고 지역 특성과 여건에 적합한 사업발굴이 부족하였다.
2020 그린 뉴딜은 더욱 절박해진 기후·경제 위기 상황에서 다시금 등장하였다. 그동안의 ‘부작위(inaction)’로 위기의 심각성은 커졌지만, 한편으로는 기회의 요인도 존재한다. 2008년과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그린 뉴딜의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녹색기술의 안정성과 경제성이 크게 향상되어 태양광과 풍력은 이미 가장 경쟁력 있는 발전원이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녹색경제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2020 그린 뉴딜의 방향과 원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2020 그린 뉴딜은 환경보전, 경제개발, 사회정의로 구성된 ‘지속가능발전’의 틀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우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목표 설정과 이를 위한 탈탄소 인프라로의 급속한 전환은 그린 뉴딜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이다. 경제개발의 측면에서는 지금까지의 성장 중심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 즉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물질적 성장보다는 순환적·포용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오염자 부담의 원칙을 강화하고 좌초산업의 노동자와 공동체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을 사회정의의 목표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린뉴딜의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 지방정부, 지역공동체와 같은 공적영역에서의 제도개선, 시민참여 및 협력 방안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 추진과 이를 통한 사회적 형평성 제고를 위해서는 지역의 역할 강화가 중요할 것이다.